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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라식을 했다.(돈을 받았을 리가 없는 후기)

vidi 2021. 1. 26. 23:05

한 일주일간 글을 쓰지 않았는데, 공부를 안 해서이다. 갑작스럽게 스마일 라식을 받게 돼서. 장난으로 집에 얘기했다가 얼떨결에 하게 돼서... 그래서 월요일에 했다!

 

찾아보니 결국 4개 안과로 좁혀졌다. ㄴㅇㅁㅅ,ㅇㄴㄹㅅㅁㅇ,ㅇㅇㄹㅇ,ㅈㅇㅅ. 이 네개 중에서는 ㄴㅇㅁㅅ 안과가 가장 오랫동안 했고, 수술 횟수도 많다고 한다. 그런데 전화를 안 받아서 나머지 세 곳에 가기로 했다. 뭐 저기도 좋으니까 언급되겠지 라는 마음으로.

 

ㅈㅇㅅ -> ㅇㄴㄹㅅㅁㅇ -> ㅇㅇㄹㅇ 순으로 가기로 했는데, 중간에 멈췄다. 왜냐하면 내 눈 스펙이 너무 좋아서 였다. 각막 두께도 580이 넘는 것으로 나오고(평균 520~530) 각막 내피 세포도 평균 2000개를 훨씬 상회하는 2900개, 눈물도 평균 10인데 13~30 나오고... 더 검사해봤자 피곤하기만 할 것 같았다. 

 

그래서 가격도 똑같겠다. 내 각막의 신경을 최대한 건드리지 않는 방법을 사용한다는 병원(ㅇㄴㄹㅅㅁㅇ)에서 수술하기로 했다. 게다가 자가혈청 안약 비싼데 그냥 준다니까 좋지 않은가.

 

수술 당일, 수슬에 들어가기 전에 혈청을 만드는데 쓸 피를 좀 뽑고 수술실에 들어간다. 가면 웬 라이언 얼굴 인형이 있는데, 그거 좀만 있으면 당신이 붙잡고 있을 거니까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길 바란다. 어쨌든 무릎배게까지 하고 눈에 넣는 안약 몇 개 집어넣고(여기 마취약도 포함된다.) 개 편하게 누워있으면 원장님이 들어오시고 수술이 시작된다. 진짜 정신 하나도 없다. 이렇게 정신 차릴 틈 없는 수술은 처음이었다. 눈을 고정시키고. 눈동자는 고정시킬 수 없으니까, 초록색 점을 보라고 하시는데, 이게 제일 신기하다. 보고 있으면 내 눈의 원 바깥에서 부터 빙글빙글 흐릿해지는게 보인다. 개빠르게 사라진다. 그거 쳐다보지 말라는데 내 주변시가 뛰어난건지 어쩄든 보였다. 나중엔 그게 중앙에 와서 초록색이 없어지는데 그냥 힘 빼고 거기 보고 있으면 된다. 양쪽 눈 다 그렇게 하면 당신 눈 앞은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그 때부터 기계가 아니라 원장님 영역이라 했다. 꿀팁이 있다면 지금부터 아까 언급했던 라이언을 찌그러트리면 된다. 얇은 뭐가 들어와서 휘젓는 느낌이 나는데 그게 또 가슴이 떨려서 응우어이으엉 한 기분이 들고 얼굴 근육이 긴장된다. 그럼 힘 빼라고 하시는데 어떻게 힘을 빼냐고. 뭐 그런 식으로 조금만 버티면 끝난다.

 

일단 수술을 잘 끝내고 나와서(잘 끝냈는지 아닌지는 그냥 끝나고 말씀해주시는데, 우리가 알 방법이 없다. 그렇다니 그러려니 할 수 밖에.) 집에 가는데 세상이 360p였다. 뭔가 보이긴 하는데 힘들었다. 그리고 집에 돌아올 때 쯤 되니(저 안과와 우리집은 대중교통으로 한시간 정도 거리이다.) 솔직히 말해서 아프진 않았지만 개 불편했다. 눈이 부은 느낌이라 해야하나? 그러니까 좀 속된 말로 눈알이 부은 느낌이 들었다. 진짜 부은게 맞을거다. 어쨌든 그러고 시킨 대로 안약 넣고 낮잠 자고, 다시 일어나서 뭐 주워먹고 안약 넣고 다시 자면 다음날이 된다.

 

그러면 다음날이 되는데 세상이 그 때 부터 480p가 된다. 하지만 아직 모니터는 보이지 않는다. 480p로 유튜브 텍스트 읽으려고 해본적이 있는가? 눈알이 빠질거다. 그러면 포기하고 일상생활을 즐기면서 병원에 가게 되는데, 이게 백미다. 가면서 내 시력이 나아지고 있다는 것이 실시간으로 체감된다. 한시간 가량의 여정이었는데, 한 720p-a는 찍은 것 같았다. 가서 간단한 시력 검사를 하면서 경과를 보는데, 1.2/1.5란다. 1.0으로 맞춰준다고 했으면서 거짓말 했다. 그러고 나면 원장쌤을 만나게 되는데, 그냥 잘됐다고 하신다. 이정도면 정말 잘 된거겠지 하고 안녕히계세여 한번 하고 집에 오면 된다.

 

한국에 사는 몽골인이 된 기념으로 세상을 보려고 하지만 생각보다 안 되는게, 아무리 시력이 좋아졌다고 하더라도 시력의 질은 많이 높아지지 않아서 많은게 흐릿하다. 특히 빛으로 된 것들이 흐릿한 편이다. 핸드폰 화면이라던지 그런거. 그래도 일상생활은 완전 가능하다. 잘 걸어다닐 수 있다.

 

그렇게 집에 와서 저녁을 먹고 메일을 확인해 보니(아 이때부터 좀 잘 보였다. 720p-a?) 학과 홈페이지 수정사항이 있다고 했다. 회장이 자느라 카톡을 안 보길래 그냥 변환하는데, 좀 흐릿하게 보여서 짜증나긴 했지만 그래도 보이긴 보여서 작업을 마칠 수 있었다.

 

지금은 매우 잘 보인다. 흐릿하지만, 내일부터 공부 할 수 있을것 같다. 720p 찍었다. 기분이 매우 좋다.(내 작업 환경은 모니터와 눈이 60cm 이상 떨어져 있다.) 

 

빠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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