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 좋게 기회가 와서 미주 출장을 다녀왔다. 휴가를 붙여서.
최근 안 좋은 일이 생겨서 삶에 의욕이 없었기도 하고, 전 날 문제가 생겨서 12시까지 야근하는 바람에 진짜 이거 가야하나 싶었지만, 일은 일이니까. 휴가가 아닌 일이니까 가야지 싶었다.
새벽부터 짐을 챙겨서 출발했다.
- KST `24.04.17 ~ EST `24.04.17 (WED)
- 체크인은 명함이 있다면 빠르게 할 수 있었다.
- 좋은 자리를 얻을 수 있었다. 역시 회사 돈을 쓰면 싼 것을 주진 않는다.
- JFK는 생각보다 별 거 없었다. ICN이 얼마나 좋은 공항이었는지 알 수 있었다.
- 두명이 타기로 한 렌트칸데 너무 커서 놀랐다. 나중에 배터리가 방전돼서 못 쓰고 반납했다. 다시 생각해보니 열받네.
- 어쩌다보니 입국 첫날부터 쇼핑을 가게 됐다. 저지가든몰에서 하이라이트는 코치였다. 부모님 선물도 미리 살 겸 좋았다.
- 선배분들께 쇼핑 조장 금지를 당했다. 내가 집은 것들이 예뻐서 사게 된다나.
- 뉴욕의 첫 인상은... 동탄시에 가깝지 않았을까. 비도 오고 춥고 그닥 좋진 않았다.
- EST `24.04.18 (THU)
- 데이터센터로 가서 작업을 진행했다. 선배님이 그렇게 빠른지 처음 알았다.
- 기계실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귀아파.
- 법인은 넓고 좋았다. 사람들도 대부분 한인 혹은 교포 출신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했다. 신기했다.
- 법인 분들이 미국에서 유행한지 얼마 안됐다는 버거를 사주셨다. 한국에 곧 들어올거라는데, 굳이 안 들어와도 되지 싶다. 이름을 기억 못하거든.
- 뉴욕은 추웠다. 할랄가이즈는 1달러 차이로 Small과 Standard가 나뉘는데, 1달러라도 아끼길 바란다. Small도 충분히 많을듯 하다.
- 타임스퀘어는 사람이 많았다. 그리고 화려했다. 하지만 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정이 안 간다 해야할까.
- EST `24.04.19 (FRI)
- 조식도 먹기 전에 월마트에 다녀왔다. 6시에 연다고 했다.
- 조식은 정말 잘 나오는 호텔이었다. 근 2달간 탄수화물을 많이 참았는데 이곳에선 먹게 됐다.
- 평화롭게 업무를 했다.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의 대부분을 런던에서의 고통으로 인해 사전에 방지할 수 있었기에 꽤나 수월하게 진행됐다.
- 눈높이 미국 지사 건물에서 한식뷔페를 먹고 산책도 다녀왔다.
- 하이라인, 첼시마켓을 구경하고 로터리로 운 좋게 표를 구한 라이언킹 뮤지컬을 봤다. 정말 이게 로터리가 맞다 싶은게, 그 이후로 된 적이 없다. MJ든 알라딘이든. 브로드웨이가 왜 뮤지컬의 성지인지 알겠다 싶다. 엄청난 퀄리티였다.
- 좀 흐리고 춥지만 이제서야 뉴욕에 왔구나 싶었던 그런 날이었던 것 같다.
- EST `24.04.20 ~ EST`24.04.21 (SAT ~ SUN)
- PM의 날이 밝았더랬다.
- 그럼에도 선배들은 멈출줄을 몰랐다. 체력도 좋으셔라.
- 베이글도 먹고 맨해튼의 온갖 시내를 다 돌아다녔다. 센트럴파크, 5th St, MoMa, NYPL, 브라이언트 공원까지. 어떻게 돌아다니시는걸까.
- 돌아가는 길에 산 피자 한판을 먹으며 새벽 내내 작업을 했고, 그 사이에 최근 나를 애먹이던 개발건의 실마리 또한 찾을 수 있었다.
- 그렇게 뜬눈으로 맞게 된 일요일은 그냥 잤다. 일어날 수 없었다. DBA 선배님들은 나갔다 오신듯 한데, 대단하다 생각한다.
- EST `24.04.22 (MON)
- 출장 공식 일정 마지막 날이라 일찍 출근해서 일찍 퇴근했다.
- 다행히 주말간 작업은 성공적이었고, 모든 작업이 정상적으로 마무리 된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출장 일정을 마무리 할 수 있었다.
- 피터루거 스테이크 하우스를 예약해 놨었고 처음으로 브루클린에 갔다. 많은 하레디를 구경했다. 아이들도 가운데 머리를 밀고 다니는걸 보고 식겁했다. 변발을 처음 본 조상님들의 기분이 이랬을까.
- 다음날이면 출국을 해야하는 선배님들은 원없이 돌아다니셨다. 그곳에서 절대 어디 가서 쉬자 라는 것은 용납될 수 없을듯 했다.
- EST `24.04.23 (TUE)
- 선배들은 아침부터 한국으로 떠났다.
- 노숙자에게까지 길을 물으며 길을 찾는 나를 보던 선배들은 혼자 남을 내가 걱정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 혼자 남은 나는 조금 쓸쓸해졌지만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에서 그런건 사라졌다. 세계에서 훔쳐온건지 사온건지 모를 온갖 신기하고 예쁜것들이 모여있는 그곳은 내게 행복 그자체였다.
- 그렇게 5시간 정도를 박물관에 썼으나 다 보진 못했다.
- 방음도 난방도 없는 그지같은 숙소도 나에겐 행복이었다 한다.
- 트레이더 조가 가까이 있는 것 같길래 걸어가 봤는데 다리 아파 죽을 뻔 했다. 돌아올 때는 지하철을 탔다.
- 펍에 가서 맥주 한잔 마시려 하니 아이스하키 시즌이 진행 중이었는지 아저씨들이 참 시끄러웠다. 저기서 때렸어야지 하는게 한국 아재들과 별 차이는 없는듯 했다. 그래도 재밌었다.
- EST `24.04.24 (WED)
- 미리 사놨던 엣지 티켓을 쓰기로 했다.
- 줄 서는데 혼자 오신 한국인 아저씨가 핸드폰만 보고 있길래 사진 교환을 요청했다. 구도를 알려드리면 어느정도는 비슷하게 찍어주셨다.
- 하이라인을 통해 휘트니에 갔고,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들을 다시 구경할 수 있었다. 그나저나 미국의 현대 미술은 왜 이렇게 어두운걸까. 강제징용이라도 당한거야 뭐야.
- 뉴욕대 굿즈샵에 가서 온갖 굿즈를 쓸어왔다. 남의 학교 굿즈에 왜 이리 열정적이냐 할 수도 있지만, 예쁘니까. 우리 학교도 이렇게 해서 팔았으면 난 샀다.
- 하루가 너무 아까워서 자연사 박물관에 가서 구경도 했다. 폐장 한시간 반 전에 갔는데 그냥 표를 주더라, 하루종일 공짜 티켓으로 살았다. 하이라이트만 보고 나왔는데, 다른 볼거리들이 많아서 다음 출장에는 꼭 따로 가보고 말거다.
- 전 날 술 마시면서 예약한 Dizzy's Club에 갔다. 대단한 연주 실력을 가진 아티스트들의 공연을 센트럴 파크를 보면서 즐겼다. 옆자리 재즈 덕후 아저씨가 한국 드라마 팬이었던것은 덤이었다. (드라마를 잘 안 보는 나는 해 드릴 말이 없었다.)
- EST `24.04.25 (THU)
- 다음날 13시 비행기였던고로 사실상 마지막 일정이라 할 수 있었다.
- 맛집에서 밥을 먹고 제일 좋았던 장소를 거니는 것으로 마무리하고자 했다.
- 그래서 Ess-a-Bagle을 갔는데, 한참동안 줄을 섰다. 왜 줄 서요 다들??? 맛있긴 했다.
- MoMa에 다시 가서 모네 수련, 마티스 춤, 그리고 로스코 작품 앞에서 하루종일 앉아있다 왔다. 할 일이 없어서가 아니라 또 보고 싶어서 그랬을 뿐이다.
- 센트럴 파크를 하루종일 즐길 수 있었다. 역시 나는 대단한거 보는게 아니라 걸어다니고 사람 구경하는 것을 제일 좋아하지 싶다. 맨해튼에 다시 오게 된다면 센트럴파크를 더 잘 즐겨봐야지.
- NJ로 넘어가서 군대 동기 K군을 만났다. 팰리세이드 파크에서 중식을 먹으며 살던 이야기하고 수다 떠는게 참 재미있었더랬다. 곧 한국 돌아온댔는데 그 때 또 보지 뭐.
- 버스가 너무 돌아가는 통에 온갖 뉴저지 동네들을 구경했는데, 왜 사람들이 뉴욕에 안 살고 뉴저지에 사는지 알 듯했다. 일단 그곳에선 쑥뜸냄새가 별로 나지 않았다.
- EST `24.04.26 ~ KST `24.04.27
- 복귀날의 아침이 밝았다.
- 어림도 없이 김장훈의 으락캬를 들으며 일어나서 씻고 바로 출발했다.
- LIRR -> AirTrain을 타려면 Penn Station에 가야했는데, 숙소가 68th St이라 거리가 좀 있는 바람에 택시를 탔다.
- 28B, 이코노미 좌석 중 가장 앞에 있는 편한 자리를 얻었으나 왼쪽에 홀로 오신 할머니께서 계셔 챙겨드리느라 많이 자진 못했던 것 같다. 어떤 연유로 뉴욕까지 혼자 가셨는지는 몰라도 안전하게 집으로 가셨길 바란다.
- 돌아와서 가족들이랑 늘어지니까 너무 좋더라. 역시 한국이 좋아.
- 그 이외의 썰&&사진들
- 마무리
- 셀 내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2년차 사원의 자격으로 미국 출장을 가게 됐다. 그룹장님은 물론이고 모두가 놀란 일이었다.
- 모르는 일 투성이었고, 실수 투성이었으나 마무리를 잘 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또 가고 싶냐? 라고 하면 그건 잘 모르겠다. 생각보다 힘들다. 마냥 좋은 일은 아닌 것을 알게 되었다.
- 다양한 삶을 직접 볼 수 있었고, 선진국에서 여행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개도국 집착러였던 내겐 모든게 새로웠다.)
- 내일 출근 하기 싫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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