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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범죄자들과 함께한 구주 출장 1주차(`24.10.14 ~ `24.10.20)

vidi 2024. 10. 29. 23:16

때는 8월 어느날, 스크럼에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출장을 가기로 한 내 사수가 육아휴직에 들어간다는 소식이.(그만 좀 징징대라고, 아니 근데 꽤나 중요한 영향을 미친 사건이다.)

사실 그것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니지만... 10월에는 장비 노후 교체로 인한 출장이 예정되어 있는 상황이었고, 내 사수는 구주에 가기로 되어있었다는 것이 문제이다.

그렇게 나 혼자 한국에 두고 다른 두 형이 줄줄이 출장을 가기로 했었지만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여 이거 이렇게 된 거 막내도 보내보자!! 라는 마음으로 우리 리더 선배는 나의 출장을 추진하였고, 정신 차려보니 영국행 비행기에 올라있었다.

해당 건에 대해 리더 선배의 의중을 여러가지로 생각해 보았지만 아직 결론은 나지 않았다. 한번 여러분들도 맞춰보도록 하자.

  1. 우리 막내 조금 무리해서라도 해외 보내보자. 애 고생했는데.
    1. 너무 따뜻한 이야기지만 그럴리가 없다. 고생은 다 같이 했다.
  2. 언젠가 혼자라도 가야할텐데 일단 두명 보낼 수 있을 때 보내보자.
    1. 가장 유력하다. 실제로 선배는 대리급 부터 난데없이 장기 파견을 가 고생을 한 경험이 있다.
    2. 자신의 고통을 온전히 후배에게 넘겨주기 싫지 않았을까
  3. 이놈을 보내고 조기전력화 시켜서 미주-구주까지 한꺼번에 보내는 미친 마스터 플랜을 세워보자.
    1. 어느정도 일리가 있다. 부장급들은 12시간이 넘는 비행에 대해서 비즈니스 클래스를 주는데, 우리 선배들은 입사보다 부장다는 날이 더 가깝다.
    2. 하지만 너무 잔인해서 이건 아니지 싶긴 하다.

뭐 어찌됐든 Oasis도 재결합 했겠다. 나는 락의 본고장인 영국으로 가는 것에 조금은 설레있었다. 

사유는 설명 못해주지만 국제 경범죄자 선배들과 함께한 출장이 시작됐다.

 

1일차(KST `24.10.14 月 ~ GMT `24.10.14 MON)

  • 바보 거북이와 인사를 하고 새벽같이 출발을 했다.
  • 선배들은 모닝캄이라서 날 버리고 먼저 비행기에 올랐고 나는 10분동안 혼자 구석에 찌그러져 있다가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 비행시간이 6시간이 넘어가면 너무너무 힘들다. 다리는 붓고, 잠은 안오고... 14.5시간은 너무하다. 푸틴 미워.
  • 영국은 영연방 국가 및 EU 국가를 포함해 몇몇 국가 여권 소지자에 한해 입국 심사를 면제해준다. 그 중에 한국도 포함되어 있다.(왜지) 어쨌든 좋았다.
  • 좋은 차를 빌렸고, 사실 이걸 내가 몰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외제차 처음 몰아봤다.
  • 숙소가 너무 좋았다. 동네는 저녁이었으니까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모르고, 동네 마트에서 장 좀 보고 일단 잠에 들었던 것 같다.

떠날 때까지 밥달라고 하던 너.
선배들은 모닝캄이라 날 버리고 먼저 체크인을 했다.
이 미친 루트를 보아라. 푸틴이 모든걸 했다.
차?오르는 국?뽕
붕붕이. 브레이크 밀리는거 이외엔 참 좋았다.
숙소 때깔이 너무 좋았다. 이게 내 자취방이었으면 참 좋을텐데.
초코송이가 쫘꼬보이가 되어있었다.

 

2일차 (GMT `24.10.15 TUE)

  • 이 날은 법인에 들어가는 날이 아니었다. 우리는 IDC에 중요한 일정이 있었고, 늦은 저녁까지 작업을 해야했다.
  • IDC는 다행히 숙소와 가까운 곳에 있었다.
  • 그리고 이 날 피시앤 칩스를 사러 가며 내 선배는 국제 경범죄자가 되었다.
  • 피시앤 칩스는... 얘들이 이거 때문에 대구 전쟁을 일으켰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너희 진짜 굶주렸구나.
  • 작업은 순조롭게 끝났지만 오래걸렸다. 작업중에 일식집에서 커리 카츠를 시켰는데 한솥에서 시킨 것 같은 비주얼의 무언가가 도착했다. 충격이었다.

영국 냄시가 나서 찍어봤다.
By yourself를 바요셉으로 발음하는 직원이 있었다. 영국 영어의 벽을 처음으로 느꼈다.
너희 이거 왜 보내줬어.
닥터페퍼는 못 참는다. 신기하게 생겨서 샀는데 맛은 다르지 않았다.
진짜 이렇게 생겼다. 정육점도 이렇게 관리 안 할텐데.
맛있어보이지? 절대 아니다. 그냥 그렇다.
너희는 동양 음식에 대한 차별을 하고 있다.

 

3일차 (GMT `24.15.16 WED)

  • 궁금하던 구주 법인에 출근하는 날이 왔다.
  • 구주 법인은 건물은 삐까번쩍 했으나 내부에선 데이터를 포함한 모든 전화가 통하지 않았다.(?)
  • 법인 현지 과장님께서 커피도 사주시고 산책 코스인 교통 박물관도 데려가주셨다.
  • 비스터 빌리지에 가서 쇼핑을 했다. 이번엔 좀 소소하게만 사자 라고 생각했고, 거금을 썼다.
  • 얘들은 진짜 동양식 = 고수 라고 생각하나보다. 큰일났다 얘들.

조식은 옴팡지게 잘 나왔다.
건물은 예쁘지만... 뭔가 경기도 출장 감성이다.
귀엽게 걸려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램브란트의 방이랬다.
버스가 참 귀여웠다.
바버는 정말 여행 내내 잘 써먹었다.

 

4일차 (GMT `24.10.17 THU)

  • 드디어 여유가 났다. 런던 시내를 구경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 선배들은 퇴근 이후 날 데리고 런던 센트럴에 가서 주요 랜드마크를 모두 구경시켜줬다.
  • 이만하면 다 봤다고 이제 내일부터 계속 경기도 같은 그 곳에서 일하면 된다고 하면서 다시 끌고 갔던건 비밀이다.
  • 그래도 시내는 예쁘긴 했다.
  • 이 때 알게된건데, 우리 숙소는 음... 서울로 치면 약 안양/양주 같은 곳이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치안이 꽤나... 안 좋은 동네라는 것. 이민자들이 많고, 위험한 동네였다는 것이다.

참 활기찼다.
양고기 버거는 처음 먹어봤다.
들어가본 선배 설명으로는 오줌 찌린내박스라 했다.
빅밴은 예뻤다.
튜브(영국 지하철)는 진짜 땡그랗게 생겼다. 그리고 드럽게 시끄럽다.
런던아이는 왜 저 색만 해놨는지 아직도 모른다.

5일차 (GMT `24.10.18 FRI)

  • 정신 차려보니까 금요일이었다. 난 런던 구경 하루 한 것 같은데. 뭐지 싶었다.
  • 그 날은 국제 경범죄자가 된 선배가 나에게 운전을 처음 맡긴 날이었다. 더이상 운전이 무섭다고 했다. 나도 무서운디.
  • 구주 법인 근처에는 산책로가 참 예뻤고 벤츠 박물관도 있었다. 신기했다. 돈 좀 쓰면 막 밟을 수 있는 서킷 체험 코스도 있던데, 언젠가 돈이 썩어나면 해보고 싶다.
  • 그룹장님도 마침 영국에 계셔서 출장 인력 + 현지 인력 회식을 진행하게 되었다. 맛은 있었지만 이 돈이면.. 이라는 생각이 자꾸 드는 식사 자리였다.(영국 애들 음식 진짜 못한다!!!)
  • 숙소 돌아가기전에 대형마트에 갔는데, 출입문이 잠겨있어서 봤더니 강도 사건이 있었는지 사람 한명이 차에 머리박고 있고 다른 한 사람은 땅바닥에 묶인상태로 땅바닥에 엎드려 있었다. 디게 무서웠다.
  • 숙소에 돌아와서 2차까지 하고 잠들었다.

요즘 차보다는 이런 각진 옛날 차가 더 예쁜듯 하다.
날씨 참 좋은데 이런날 회식이라니 하면서 걸었다.
사슴 고기도 처음 먹어봤다. 육향이 강했다.
또쉬앤칩스다.
그룹장님 주차딱지 끊었다. 킼킼

6일차 (GMT `24.10.19 SAT)

  • PM의 아침이 밝았다. 원래 PM날은 국내 PM도 그렇고 아침부터 바지런히 돌아다니는 것이 국롤이다.
  • 타워 브릿지를 참 궁금해 했었는데, 못 봐서 이번엔 꼭 봐야겠다고 혼자 돌아다니기로 했다.
  • 별 거 없었다.
  • 대영박물관과 내셔널 갤러리 구경을 하루종일 했다. 내셔널 갤러리 앞에는 트라팔가 광장이 있는데, 여긴 그냥 런던의 광화문이었다. 아주 화끈했다.
  • 돌아오는 길에 열차를 잘못 타서 공항으로 갔다. 시간은 촉박하지, 핸드폰은 배터리 나가서 꺼졌지. 무서워 죽는줄 알았다.
  • PM 중간에 저녁을 중국집에서 시켜서 옴팡지게 먹었다. 처음에 시키는거 보고 선배가 나보고 손이 너무 작다고 놀려서 잔뜩 시켰더니 반항이냐고 했다.(어느정도는 맞다.)

패딩턴역. 곰돌이가 계속 생각난다.
음... 예쁘긴 하다.
2층 버스에서 보는 시내 광경은 좀 예뻤다.
장물 박물관! 꼭 한번 와보고 싶었다.
남의 신전에서 훔쳐온걸 자랑스럽게 전시해놨다. 같은 EU국가인데도 가차없는걸 보고 역시.. 라고 생각했다.
사실 보면서 무서웠는데, 다들 같이 무서우라고 찍어봤다.
빡빡이 아저씨와 아기의 콜라보는 꽤나 흥미로웠따.

 

아기 침착한게 아주 크게 될 것같다.

이스라엘 그만 지원하라고 시위하고 있었다. 인터내셔널 광화문이다.
음... 많은 생각이 든다.
혼란을 틈탄 파룬궁도 섞여있었다. 여기서 파룬궁 수련자를 만나다니 정말 반가워. 다음 집결지는 잘 알고 있겠지?
예쁘게 찍혔다.
롯데월드타워가 여기도 있었따.
어디서 보든 모네는 아름답다.

이 영상을 마지막으로 폰이 꺼졌다. 혹시 죽으면 어디까진 혼자 갔는지 기록하려고 찍어놨다.

맛있었다.
꺼...내...줘...

7일차 (GMT `24.10.20 SUN)

  • 미주 출장 때는 PM이 끝나고 나서 완전히 잠들었었다. 그래서 일요일에는 놀지 못했다. 그래서 부서에 전해진 나는 잠이 많은 잠만보.. 정도로 알려져 있었다.
  • 그래서 이번에는 그러지 않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했다. 어떻게든 꾸역 꾸역 일어나서 선배들이 옥스포드에 간대서 따라나섰다.(물론 내가 운전을 했다.)
  • 가는 길에 있는 비스터 빌리지에 한번 더 들러서 동기들 줄 춰컬릿도 사고, 옥스포드에 갔다.
  • 옥스포드는 참 예뻤다. 뭔가 오래된 중세 도시같은 느낌이랄까. 유럽에 온 느낌이 그제서야 났다.
  • 그곳에서 그룹장님 일행을 만났다. 마지막 출장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사진을 왕창 왕창 찍으시는걸 구경했다.
  • 숙소에 돌아와서 맛난 저녁을 함께했다. 바깥이 흉흉해서 많이 돌아다니기가 무서웠다. 왜 이런 곳에 숙소를 잡은걸까. 선배들이 조금은 원망스러웠다.

비스터 빌리지는 이렇게 생겼다. 참고하자.
옥스포드의 첫인상이다.
뽀?족
저기서 만나면 뭐했을까
참 예쁘다
저기 해리포터 식당 있다했는데 예약을 안해서 못 들어갔다.
애플사이다와 함께한 저녁식사였다.